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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느끼는 자연의 아름다움!
2월 중순,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온다.
이 시기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는 한국의 봄을 알리는 상징적인 꽃으로, 특히 경남 양산의 통도사에서 만개하는 자장매는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매화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강인함과 기품을 상징하는 식물로 여겨지며, 역사적으로도 많은 인물들에게 사랑받아왔다. 퇴계 이황은 매화를 인격체처럼 대하며 ‘매형(梅兄)’이라 부르며 시를 주고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통도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하나로,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불보사찰이다.
이곳은 350년 된 홍매화 ‘자장매(慈藏梅)’가 피어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자장매는 매화 중에서도 가장 먼저 꽃을 피우며, 그 수령이 350년을 넘는 고풍스러운 자태를 자랑한다. 통도사에 들어서면 영각(影閣) 앞에서 자장매를 만날 수 있으며, 그 짙은 향기는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2월 중순, 자장매의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면 통도사는 상춘객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자장매의 모습은 마치 묘한 미소를 띠는 듯해 감탄을 자아낸다. 매화의 향기는 코끝을 스치며, 그 향기를 느끼는 것 또한 매화 감상의 묘미 중 하나다. 특히 자장매가 피어나는 공간은 오래된 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매화를 감상한 후에는 통도사의 웅장한 경내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사찰 내부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대웅전을 중심으로 한 상로전(上爐殿), 대광명전을 중심으로 한 중로전(中爐殿), 영산전을 중심으로 한 하로전(下爐殿)이 조화를 이루며 배치되어 있다. 특히, 통도사 일주문에서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무풍한송로(無風寒松路)’는 통도팔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소나무가 빼곡히 자리한 길을 따라 걸으면 매화 향기와 소나무의 청량한 기운이 어우러져 마음이 절로 평온해진다.
꽃놀이 시즌은 보통 3월에서 4월을 떠올리지만,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는 매화를 보려면 2월 말에서 3월 초에는 움직여야 한다. 통도사의 자장매는 그 시기 동안만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따뜻한 남쪽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고 싶다면, 이번 2월 통도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누구보다 먼저 다가오는 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